다낭 한국인 관광객 (한국인 감소, 가격 경쟁력, 글로벌 관광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한시장 앞 상인에게 "한국 사람 늘었어요, 줄었어요?" 하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단호하게 "없어"였다고 합니다. 한때 '경기도 다낭시'라 불리던 곳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웠습니다. 저도 미디어와 지인들의 이야기로만 다낭을 알고 있었는데, 현지 모습이 이토록 빠르게 바뀌었다는 사실이 꽤 강하게 와닿았습니다.
한국인 감소, 수치로 보면 얼마나 달라졌나
저도 처음엔 "설마 그렇게까지 달라졌겠어?" 싶었습니다. 주변에서 다낭 여행 후기를 들을 때마다 항상 한국어 간판, 한국인 단체 관광버스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현지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는 달랐습니다. 한시장과 판만돔 일대를 돌아봤을 때 한국인 비율은 이미 50% 아래로 내려간 상황이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60~70%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지에서 체감하는 낙차는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낭은 '한국인이 가장 많은 동남아 여행지'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수집한 현지 정보를 보면 이미 그 공식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시장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인도(India)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관광버스를 보면 인도와 대만 번호판이 눈에 띄고, 서양 여행자들도 골목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섞여 있습니다.
베트남 관광총국(VNAT, Vietnam National Administration of Tourism)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베트남을 찾는 전체 외국인 수는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VNAT란 베트남 정부 산하의 국가 관광 기관으로, 입국자 통계와 관광 정책을 총괄하는 공식 기구입니다. 외국인 전체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한국인 비율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이 현상의 핵심입니다(출처: 베트남 관광총국(VNAT)).
영흥사처럼 한국인 패키지 단체 관광객이 즐겨 찾던 명소도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오후 3시 30분대에 방문했을 때 한국인 단체 버스는 한두 대에 그쳤고, 나머지는 대부분 인도와 대만에서 온 차량이었습니다. 관광지의 구성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겁니다.
- 한국인 비율: 과거 60~70% → 현재 50% 이하로 하락
- 증가한 국적: 인도, 대만, 러시아, 유럽(폴란드 등) 관광객
- 영흥사·하이반패스 등 주요 관광지에서도 같은 흐름 확인
-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증가, 한국인만 감소하는 구조

가격 경쟁력 상실, 왜 한국인은 발을 끊었나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다낭이 인기를 끌었던 본질적인 이유는 "싸서"였습니다. 정확히는 LCC(Low Cost Carrier), 즉 저가 항공사 노선이 촘촘하게 깔려 있었고, 현지 물가와 숙박비가 압도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LCC란 기내식·수하물 등 부가 서비스를 최소화해 항공권 가격을 낮춘 항공사를 말합니다. 진에어, 제주항공, 비엣젯 같은 항공사들이 인천~다낭 노선을 저렴하게 공급하면서 다낭 여행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죠.
그런데 지금은 그 구조가 흔들렸습니다. LCC 노선 일부가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됐고, 남은 노선의 항공권 가격도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올랐습니다. 현지에서도 인플레이션(Inflation), 즉 물가 전반의 지속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지면서 호텔비와 식비, 관광지 입장료까지 동반 상승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 돈이면 차라리 엔저 혜택이 있는 일본을 가겠다"는 비교 우위 계산이 작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인 해외 출국자 중 일본 방문 비율이 다시 1위로 올라선 반면,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이는 여행지 선택에서 가격 민감도가 얼마나 중요한 변수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를 두고 "다낭이 망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한국인 의존도가 높았던 구조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단일 국적 관광객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관광 생태계는 그 자체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거든요.

글로벌 관광지로 재편되는 다낭과 호이안
제가 직접 확인해보니, 한국인이 줄었다고 해서 다낭 자체가 조용해진 건 아닙니다. 오히려 호이안 야경 거리를 저녁 7시 무렵에 걷다 보면 러시아 여행자들과 유럽 각지에서 온 배낭여행객들이 소원등을 띄우며 강 위를 채우고 있습니다. 전체 관광객 수는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상황에서, 구성 비율만 바뀌고 있는 겁니다.
다이버시피케이션(Diversification), 즉 관광객 국적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 흐름은 오히려 건강한 방향입니다. 다이버시피케이션이란 특정 집단이나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구성을 다양하게 분산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다낭이 '한국인 전용 관광지'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진정한 글로벌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하이반패스(Hai Van Pass)의 경우를 보면 이 흐름이 더 명확합니다. 하이반패스는 다낭과 후에를 잇는 고갯길로, 베트남 전쟁 당시 군사 요지로 쓰였던 역사적 장소입니다. 2024년에 요새 복원을 마치고 재개방하면서 방문객 스펙트럼이 넓어졌는데, 한국인보다 베트남 내국인과 서양 여행자들이 더 눈에 띄는 상황입니다. 다낭 대성당이나 판만돔 한인타운 같은 곳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됩니다.
물론 한국인 관광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한인타운 판만돔 인근 식당이나 안트(An Thuong) 해변가 카페에는 여전히 한국인 장기 체류자들이 보입니다. 다만 이들은 단체 패키지 여행객이 아닌 한 달 살기 또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형태로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란 노트북 하나로 원격 근무를 하며 여러 도시를 이동하는 새로운 여행·거주 형태를 말합니다. 이 계층은 소비 패턴이 단체 관광객과 달리 현지 밀착형이라 실제 체류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 다낭 여행 가면 한국인 거의 없나요?
A. 완전히 없는 건 아닙니다. 다낭 대성당이나 한시장 주변, 안트 해변가에서는 여전히 한국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한국어가 사방에서 들리던 분위기는 아니고, 전체 여행자 중 한국인 비율이 50% 아래로 내려간 상태입니다. 일반적으로 다낭이 한국인 관광지라고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인도·러시아·유럽 여행자들이 그 자리를 상당 부분 채우고 있습니다.
Q. 다낭 항공권이 많이 비싸졌나요?
A. LCC(저가 항공사) 노선 일부가 운항을 중단하거나 감편되면서 선택지가 줄었고, 남은 노선의 항공권 가격도 전반적으로 올랐습니다. 현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베트남항공 같은 FSC(Full Service Carrier, 대형 국적 항공사) 노선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행 전에 항공권 가격과 현지 호텔비를 꼼꼼히 비교해보고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호이안도 한국인이 많이 줄었나요?
A. 맞습니다. 저녁 7시 무렵 호이안 강변을 걷다 보면 러시아, 유럽, 동남아 여행자들이 훨씬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체 관광객 숫자 자체는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그 안에서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호이안 자체의 매력은 그대로이므로, 오히려 한국인이 덜 붐비는 지금이 여행하기 더 쾌적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Q. 지금 다낭 여행 가기 좋은 시기인가요?
A. 다낭의 우기는 10월~12월이고 나머지 기간은 건기로 여행하기 좋은 날씨가 이어집니다. 4월~9월이 건기의 핵심 시즌입니다.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든 지금은 주요 관광지가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편이라, 날씨와 항공권 가격만 맞는다면 오히려 여행 경험의 질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다낭에서 한국인이 줄어든 현상은 단순한 유행의 끝이 아닙니다. LCC 노선 약화와 현지 물가 상승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맞물린 결과이고, 그 빈자리를 인도·러시아·유럽 여행자들이 빠르게 채우면서 다낭은 글로벌 관광지로 조용히 재편되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특정 국가 관광객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언젠가 반드시 흔들립니다. 다낭이 그 전환점을 지나고 있는 것뿐입니다.
만약 다낭 여행을 고려하고 있다면, 지금은 오히려 나쁘지 않은 시점일 수 있습니다. 항공권 가격과 숙박비를 꼼꼼히 비교해보고, 한국인 단체 패키지에 최적화된 코스 대신 자신만의 루트를 짜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붐비지 않는 한시장, 여유로운 호이안 강변, 재개방된 하이반패스 요새는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입니다.